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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투, 노하우

설거지 완전 개운하고 뽀득거리게 하는 법. (2종세제를 가끔 쓰는 이유, 그릇냄새 컵냄새 없는 설거지)

by 드립오어드립 2022. 2. 15.

얼마전 갓 결혼한 동생과 얘기하다 질문을 하나 받았다.

자기는 부모님과 지낼 때도, 독립 후에도 식사한 그릇과 컵을 설거지 후 다음번에 꺼내 쓸 때 미묘한 물냄새가 나는 게 싫다고 했다.

자기확신이 부족한 그녀는, 예전에 엄마와 살 때에도 그랬으니까 설거지하면 당연히(?) 나는 물냄새인데 자기만 예민한건지 아니면 냄새 안나는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나만 이러고 싶은게 아니었군요

그래서 아래의 방법을 알려줬다.

이 방법 다 쓰면 가장 좋고, 안되면 최소한 두 가지를 하라고. 

2주가 지난 오늘 감사의 선물이 카톡으로 날아왔다. ㅋㅋ 한라봉 두박스 잘먹을겜 동생씨. 

 

 

하우-투-설거지-퍼펙틀리 :

핵심 개념 :  미생물 총량 컨트롤  +  잔여물 최소화  +  건조 유지

 

 

1. 48도 이상의 온수로 설거지 할 것   

 

-사실 장갑과 손이 견딜 수 있는 가장 높은 온도로 설거지 할 것. (단, 빨리 끝낼 것)

 

-기름 성분이 표면에 남는 비율이 확실히 줄어든다.  이건 눈이나 손으로 만져지는 레벨을 말하는게 아니라 수세미의 홈과 그릇의 육안으로 식별불가한 틈에 흡착된 기름 성분과 단백질을 포함한다. 온도 덕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단백질류도 불어서 떨어지기 쉬워진다. 어차피 완전제거는 불가하다.

 

-일상의 그릇에서 냄새가 나지 않게 닦는 방법이라는 말은, 그릇을 살균/멸균하자는게 아니다. 어차피 미생물은 무언가 조금이라도 붙어 있으면 또 자란다. 미생물의 번식을 최소화하면 그들이 만들어내는 냄새도 줄어든다는 간편한 개념만을 실생활에 적용하잔 거다. 고온에서도 일부 미생물류와 포자류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건 현재의 게시글에선 큰 의미가 없으니 생략한다. 우리는 지금 120도 이상의 고온에서 살균 또는 멸균을 하자는 게 아니니까, 그릇과 컵의 사용빈도와 보관환경을 고려해 적당히 소독하면 충분하다. 

 

-그래서 사실 100도 가까운 열수로 세척해버리는 식기세척기가 편하지만, 구조상 결국 이물질이 남아 내부를 또 세척해줘야 하는 단점이 있다. 엔틱그릇이나 빌라트나 헤렌드같은 놈들은 식세기 세척도 못 하니 떨면서 손설거지 하는 수 밖에.

 

-온수로 설거지하면 그릇을 너무 겹치게 쌓지 않는 한 냉수설거지보다 건조속도도 훨씬 빠르다. 다만 마무리는 상온의 물로 개수대를 충분히 헹궈야 배관의 내부에서 2차악취가 나는 걸 예방할 수 있다. 

 

 

 

2. 가끔 2종, 3종 주방세제를 사용할 것.

 

- 이건 내가 쓰는 주방세제(퐁퐁 등)가, 우리집에서 주로 요리하거나 담아먹는 음식의 지질성분을 그릇표면으로부터 벗겨내는데 충분한가, 즉, 우리집에 잘 맞는가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 쓰라고 하는 이유는 당연히 가정내의 일반적인 상황에선 피부 자극, 잔량섭취 등의 문제로 1종 주방세제를 메인으로 써야 하기 때문이다. 

*참고 : 국가법령정보센터 행정규칙 보건복지부고시 제2014-201호 "위생용품의 규격 및 기준"  바로가기 
 https://www.law.go.kr/LSW/admRulLsInfoP.do?admRulSeq=2100000020905

 

- 가령 주말마다 우리집에선 기름진 중식류, 볶음류, 갈비찜류를 해먹는다고 치자. 그런데 내가 사용하는 수세미와 그릇과 세제의 합이 좋지 않아 주말만 지나면 식기와 컵에서 냄새가 나고, 주중을 지나면서 냄새가 점점 사라진다면, 사실 현재 사용중인 세제가 주말의 음식잔여물 제거에 충분히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 주의할 점은 세제를 미리 섞어두지 않는 것, 서로 다른 화학제품(천연제품도 당연히 포함)을 절대로 섞어쓰거나 섞어담으면 안된다.  과일 등을 씻을 땐 충분히 헹구면서 1종만 사용해야 하니 오남용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며, 섞을 때의 미생물, 반응을 컨트롤할 수 없거니와 문제 발생 시 제조사에서는 어떤 것도 책임지지 않는다.

 

- 그러니 가장 작은 용량의 제품을 사서 용기째로 따로 관리하는것이 가장 좋다.  매일 쓰는게 아니니 쓸 때만 펌핑하면 된다. 작은 용량이 없다면 청결한 작은 샘플형 용기(여행용 스킨병 등)에 옮겨두고 필요할 때만 수세미에 떨구는 것으로 충분하다.

 

 

 

3. 개수대에 그릇을 놓아둘 때 음식이 묻은 그릇과 컵의 구역을 서로 분리하고, 구성원과 공유할 것.

 

-식사 후, 음식을 담았던 그릇(컵)을 설거지 전까지 몇시간 이내로 보관할 때의 이야기이다. 물론 구성원들이 동일하게 행하지 않으면 설거지하는 사람의 화가 폭발할 것.

 

-이건 사실 개수대의 사이즈(너비)가 70cm 이상이어야 조리대를 침범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기능한다. 그 이하 사이즈의 싱크대라면, 물기가 있는 개수대엔 음식물 묻은 그릇을 내려놓고, 조리대 쪽의 공간을 조금 소요해서 드레인 홈이 있는 실리콘 설거지매트 위에 컵을 올려놓은 뒤 설거지한다. 실리콘인 이유는 열탕소독 가능하므로.

* 검색어 : 실리콘 싱크대 롤매트, 실리콘 식기건조매트 등으로 검색하면 취향대로 나옴 (-> 이런 거다.(클릭))

 

-개수대 뿐 아니라 건조대 위에서도 음식그릇과 컵의 건조위치를 분리하는 것이 좋다. 나는 항상 건조대의 왼쪽엔 음식그릇을, 오른쪽엔 컵만을 건조시키는데, 이것은 건조대의 구성이나 주방 구조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집의 기준은 외기가 들어오는 시작점, 커피머신을 구심점으로 한 성인구성원들의 동선 상, 이 구성이 효율적이었을 뿐이다.

 

-보편적으로 집 안 공기가 빠져나가는 길목에 건조대가 있다면 집안 부유먼지와 피부각질이 그릇에 붙은 채 건조되고, 반대로 외기가 들어오는 곳에 건조대가 있다면 겨울철에 건조대의 그릇(컵)들이 과냉각되어 뜨거운 음료나 음식을 담기 전 파손방지를 위해 5분 정도 실온화하는 과정이 필요해진다. 한 번 위치를 정하면 부착식 건조대는 옮기기가 어려우니 내 집의 환기의 시작점, 공기의 흐름과 건조대의 구성 등을 고려해 애초에 신중하게 정하자.

 

 

 

4. 컵 온수설거지를 먼저 끝낸 후 나머지를 설거지하고, 수세미와 고무장갑을 반복세척할 것

 

-투명한 컵이 건조된 후에 고무장갑 지문자국(?)이 남아있는게 보인다면, 소제목대로 행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직전 설거지의 잔여물이며 기름이고 꼬릿한 냄새가 나는 이유입니다.....

-고무장갑은 소재 특성상 기름성분이 흡착되기 쉽다. 40여일 쯤 사용해서 잔 균열이 시작됐다면 더욱 그렇다. 매달 바꿔주는게 좋지만 환경보호 때문에 주저된다면, 일단 매일의 설거지 후 마지막에 온수온도를 조금 낮추고 고무장갑을 낀 채로 손씻듯 박박 설거지하는 게 좋다. 수세미는 세제물로 두 번 정도 꽉꽉 짜 가며 헹궈주면 더 좋다. 

-기름이 남아있으면 고무장갑과 수세미의 수명에 불리할 뿐 아니라, 다음번 컵 설거지를 할 때에도 잔여물이 옮겨져 개운한 컵설거지가 되지 않는다. 나는 물청소 변태라서-_- 설거지 전 온수 나올때까지 기다리는동안 개수대 솔질과 수세미 재세척을 한다. 하지만 워킹맘에겐 이걸 팁이라고 알려줄 순 없었다. 시간이 많이 부족할테니까.. 이 작업은 설거지 전후로 고작 몇십초 남짓 소요되니 소중한 넷플릭스 볼 시간도 그닥 앗아가지 않는다구.

 

 


 

이하부터는 안 해도 되지만,
습관을 들여 놓으면 그냥 평생
-재료문제가 없는 이상- 나와 가족들의 배앓이가 없어지는 기본사항.

 

 

5. 손질 시 흙묻은 재료, 해물, 육류, 곡류는 모두 칼과 도마를 분리하고 씻은 물도 튀지 않게 할 것.

 

-흙묻은 재료 : 흙파, 흙당근, 비트, 무세척 구근류, 흙 외에도 수경포트재배 등으로 뿌리가 붙어나온 샐러드채소 등

 

-하다못해 생닭을 씻지 말고 그대로 열조리하라는 이유가, 닭 표면의 살모넬라균이 씻을 때 수압에 의해 사방으로 튀어, 개수대와 근처의 조리도구, 칼이나 도마 등을 적극적으로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차라리 개봉을 조심스럽게 해서 그대로 끓는물로 표면의 살모넬라를 사멸시킨 후 잘라 조리하는 것이 안전한 이유다. 

 

-조리결과물을 기준으로 안전한 음식이란 무엇일지 생각해보면 됨.:
 가열해 먹는가? 어느정도 유연하게 관리, // 생으로 먹는가? 철저하게 관리.

 

- 흙당근, 흙대파, 흙감자, 흙어쩌구...들은 비닐 안에 들어있더라도 그대로 냉장고에 넣지 말자. 아무리 냉장고 야채실의 서랍에 분리해 넣더라도, 열고 닫으면서 퉁퉁 튕기거나 옆에 묻으면서 그 손으로 생야채를 손질해내는 순간 오염 시작이다. 가능하면 구매한 그 날 신문지 깔고 손질,소분한 후 락스희석액으로 조리대 상판을 밀어 정돈하고 맹물수건으로 희석액 잔여물을 닦아내는 것 까지가 마무리.

 

 

6. 그릇 '건조대'를 청결,건조하게 하고 자주 닦으며 물때를 완전히 벗겨내기

 

-만약 본인이 식기세척기를 쓰면서, 그 안에서 그릇을 말리고 그대로 꺼내 써도 아무런 후각적인 불편함 없는 무던한 사람이라면 스스로 축복받은 것을 알고, 여기까지 읽지도 않았을 것. 

 

-이것은 애써 닦아낸 그릇이 건조대에 얹히면서 건조대의 살 부분과 그릇(컵)의 테두리를 포함하여 물방울이 맺힌 채, 두 가지의 다른 소재가 한참 물방울을 공유한 채로 실내온도의 영향을 받는 장면을 봤다면 당연히 하는 작업.

 

-설거지 후에 물기가 맺힌 건조대 아랫부분의 물기를 행주나 키친타올로 슥 훔쳐내는 것으로 충분. 당연히 물받이도 미리 빼서 고인 물을 따라내고 휴지로 건조 후 다시 꽂아넣는다. 그럼 그릇(컵)이 건조되는 동안 건조대로부터 다시 옮아온 미생물들이 충분히 습한 환경 안에서 그릇(컵)의 내측면 물길을 따라 재번식 하는 양을 어느정도 줄일 수 있다.

 

-석회성분인 물때가 건조대의 그릇이 닿는 면에 남아있으면 아무래도 건조댓살의 표면이 거칠어지면서 잔여물이 침착되기 쉽고, 그 쪽에선 건조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리며, 공기중 먼지가 반복적으로 묻고 건조되길 반복하면서 음식잔여물이 없이도 충분히 더러워진다. 산성 성분의 용액으로 힘주어 잘 닦아 건조해 쓰는 게 답. 

 


 

결론적으론 그 친구는 위의 귀찮은 방법들을(?) 모두 받아들였고, 생활화 한 후 부터는 그릇냄새로 고통받지 않는다.

그.. 개선과정에서 알아낸 부분은, 그녀의 남편은 예민하지 않은 타입의 사람이라 건조대의 덜 마른 컵을 꺼내 물마신 후 입을 댄 컵을 세제로 문질러 닦지 않고 물로만 헹궈 건조대에 올려놓길 반복해왔다고... 물비린내 인큐베이터 같으니..

 

또한 6번 팁을 듣고는 건조댓살을 처음 닦아보고 약간의 충격을 받은 후, 새로 사 쓰고 있다. ㅋㅋㅋ

이제 알아서 잘 관리하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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