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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

공유경제는 어떻게 봐야 할까.

by 드립오어드립 2022. 1. 27.

누군가는 - 내것이 아니니까 - 조심조심 쓰고 빌렸을 때의 상태와 위치를 기억해두었다가 정확히 그 상태로 복구해두고, 안전하고 다른 사람도 잘 찾을만한 자리에 놓아두려고 노력하는데,

또 다른 누군가는 똑같은 이유인데도 - 내 것이 아니니까 - 자신의 소유물을 쓸 때와는 전혀 다르게 막 다루다가 사용이 끝나면 자신이 편한 대로 방치한다. 뒷정리나 쓰레기 역시 '내 것이 아니니까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도 같은 문제와 프로젝트를 두고 저런 사람들이 명확히 나뉘곤 한다.

보통 전자의 사람들이 주류가 되지 못하고 떠나는 곳은 블랙기업일 확률이 높다.

 

쏘카가 국내에 처음 런칭할 당시, 나는 이 서비스가 대단히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동차 제조사에게 위협이 될 거라고까지 추측했었다.

그러나 당시의 나는 운 좋게 좋은 사람들의 풀 안에 살던 시절이었기에, 주변인의 비율로 세상을 판단하는 흔한 어릴적의 사고의 한계에 머물렀고, 당연히 전자의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대단히 착각하는 것 뿐이었다.

 

실제로 마주한 공유경제의 플랫폼 속 자산들은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킥보드, 주차장, 자전거, 전기차, 화석연료차, 카메라, 노트북, 에어비앤비, 공유사무실. 

이상하게도 유일하게 멀쩡한 것은 공유사무실 뿐이었다. 

타임의 공간을 임대하다 원상태로 몸만 떠나는 전세라는 개념에 익숙한 탓인지, 아니면 공유사무실 특성상 개인 또는 소규모의 사적 집단이 독점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그 안에서도 타인과 공유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소위 남의 눈이 닿는 곳에선 교육받은 대로 행동하다가 타임의 시선이 끊어지는 순간 갑자기 다른 시민으로 돌변하는 국민성의 반영인듯도 싶고. 

 

어떤 사람을 오래 곁에 두어도 될 지 보려면,

그 사람이 광장과 골목과 밀실에서 동일하게 행동하는지,

뱉는 말이 아닌 행동만을 보고 판단하면 타율이 높다. 

   

 

우리가 기본을 가장 먼저 배우는 이유는

그것이 가장 쉽기 때문이 아니라 모두가 공유하는 선이자 가장 중요하기 때문인데,

기본을 빨리 경시할수록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무리가 늘어나면 사실상 소프트한 지옥이 되고야 만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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