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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투, 노하우

살벌한 가을 모기.. 도시는 모기에겐 거대한 인큐베이터다?

by 드립오어드립 2008. 10. 22.

새벽이면 자명종 소리보다 작은 '앵'소리로도 벌떡 깨워주는 모기 날개소리로 묵직한 아침을 맞이하는 요즘.

모기의 환경 적응력은 매우 뛰어나다. 3억 년 전부터 지금까지 생존해 오지 않았는가. 특히 지구 온난화와 도시화로 평균기온이 높은 날이 계속되고 먹이들은 항상 도시에 돌아다니며 도시의 하수도 시설엔 늘 더러운 물이 가득하다.

게다가 난방 덕에 겨울에도 모기 활동온도인 15도 이상인 장소가 많아지면서 모기의 번식과 성장에 좋은 환경이 되었을수밖에. 변온동물인 모기는 기온이 높을수록 체온이 올라가 대사 활성이 활발해지며 성장과 번식 속도가 빨라진다. 덕분에 대도시의 대기오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윙윙대며며 개체수를 늘린 것.


그렇지 않아도 유난히 더운 가을이었던 지난 9월경엔 모기 발생량이 예년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고 한다. 대형마트에서의 살충제 판매량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그런데 왜, 9월이 지난 10월까지 모기들이 활개치는 것일까?
 


첫번째 이유로는 지구 온난화를 들 수 있다.
 
모기를 비롯한 곤충들은 포유류처럼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게 아닌 체온이 주변의 기온변화를 따라가는 변온동물이다. 즉, 곤충의 체온이 상승하면 대사활동이 활발해져 성장속도가 빨라지고,  반대의 경우는 느려지는데.. 기온이 높아지면 모기의 성장속도 역시 빨라져 알을 낳을 수 있는 성충으로 자라는 시기가 당겨지고, 산란 횟수도 늘어나게 되기 때문에 모기의 밀도는 증가한다.

 예를 들면, 모기가 알에서 성충이 될 때까지의 성장기간은 평균기온이 18℃일 때 25일이 걸리지만, 22℃일 때는 19일, 26℃일 때는 겨우 12일이 걸리는 것.
성충이 된 암컷 모기 한 마리가 짧은 생애 동안에 500~700개의 알을 낳는게 보통이니 일주일 가량 더 빨리 성충이 된 모기들이 번식하면서 가을까지 그 숫자를 이어 왔던 것이다.
 

 

두 번째 이유로는 도시화를 들 수 있다.

모기의 종류는 세계적으로 3천550여종, 우리나라엔 54종이 있다. 국내 종 중 30여종은 '성충 상태로' 겨울을 나며 나머지는 알이나 유충으로 겨울을 보낸다.  

즉, 건물, 지하, 버려진 땅 곳곳에 지저분한 물이 고여 있고 모기유충의 천적인 수생곤충이나 물고기가 없는 상황에서는 알이든 성충이든 환경만 적당하다면 모기들이 번식해 버린다는 것. 


또한 5도 이하에서는 잘 움직이지 못해 동면하지만 겨울에도 15도가 넘으면 활동할 수 있다. 지상보다 따뜻한 공기가 상시 차 있는 지하도 등에서 겨울에도 모기가 목격되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지하철을 기다리노라면 어느새 날아와 앞사람 어깨에 살포시 앉는 모기를 발견한 적이 한두번인가.
 
 
또한, 모든 도시의 필수시설이기도 한 정화조 속이 빨간집모기 유충의 인큐베이터 노릇을 한다. 정화조 내의 정화작용에 의해 겨울철에도 온도가 외부보다 비교적 높을 뿐 아니라, 유충의 먹이가 되는 유기물 함량도 높기 때문.
 
아파트나 대형상가 건물 등의 자체 정화시설의 경우 일반 가정의 정화조에 비해 규모가 훨씬 크고 외부로 노출된 경우가 많은데, 성충 모기가 접근하기 쉬워 모기 유충 서식지로서의 잠재성이 커지고 있다.
 
 



세 번째 이유로는 모기의 강한 적응력을 꼽을 수 있다.


도시 내에서 발견되는 모기의 종류는 상당히 많은데 그 중 빨간집모기야말로 도시에서 가장 흔히 보이는 모기. 이 종류는 기온이 낮아지기 시작하면 보일러실이나 창고 등 기온이 유지되고, 습하고, 어두운 지하 구조물로 들어가 편히 앉아 쉬면서 겨울을 나고, 날씨가 풀리면 다시 번식한다.
 
그런데 사람이 있고 밝은데도 온도만 맞으면 활동하는 모기들이 있다. 도시 지하 환경에 적응하여 지하철 역, 지하식당 부엌, 화장실, 등에서 보이는 '지하 집모기'는 겨울철에도 활동하는 모기. 성충상태로 겨울을 나는 대표적인 월동 모기라고.
 
마지막 이유로는 모기의 천적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

논의 잡초나 벌레를 없애기 위해 농약과 살충제를 사용하는 대신 오리나 논우렁이를 풀어 몸에 좋은 농산물을 수확하는 농사법, 천적 농법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유명하다.

 

실제로 이와 비슷한 방법을 모기 퇴치에 사용한 사례가 있는데... 군산의 은파유원지에는 큰 호수가 있다. 그런데 이 호수가 여름에는 모기 유충의 서식지 기능을 하는 바람에 인근 아파트 3000여가구 주민들이 모기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등 고통을 겪어왔다고.
 
 '군산환경사랑회'에서는 미꾸라지의 주요 먹이가 모기 유충인 '장구벌레'라는 사실을 이용하여 은파유원지 호수에 미꾸라지 4000여마리를 방류하여 모기의 유충을 없애 모기 성충의 개체수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도시의 모기들에게는 천적을 적용할 방법이 제한적인 것이 사실. 공중에서의 천적인 잠자리가 그나마 모기들의 수를 줄여주고 있지만 모기와는 생활영역이 다르다는 것이 아쉽다. 사람들도 모기가 집 안으로 들어오면 당황하지 않지만 잠자리가 집 안으로 들어와 먹이사슬을 재현하려고 한다면... 난리가 나지

 

 

지금 눈에 띄는 가을모기는 아무래도 한창 더울 때보다는 날쌔지 못하다고 한다.
활동력이 떨어져 비행 속도도 절반 이하(시속 5㎞) 로 줄어들고 월동을 위한 에너지를 비축하기 때문에 몸 크기가 커져 눈에 잘 띄게 된다고 하는데... 왜 내 손에는 안 잡힐까... 이제 비도 한 번 내려 주었으니 기온이 떨어져 어여 월동에 들어가주길 바라는 마음.

 





모기는 성장기에 따라 수서생활과 육상생활을 한다. 물위에 낳은 알은 2일 이내 부화해 유충인 장구벌레로 태어난다.
모기의 유충 기간은 약 1-2주 정도. 그동안 4번의 허물을 벗으며 자란 후 번데기가 된다. 장구벌레나 번데기는 물 속에 살지만 물 밖으로 숨관을 내밀어 호흡을 한다. 번데기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2-3일 동안 쉬면서 성충의 모습을 갖추는데, 다른 곤충들과 달리 번데기 상태에서도 자유롭게 헤엄친다. 




성충이 된 모기는 1-2일 내에 교미하는데, 수컷모기는 3m 내외의 공중에 수십-수백마리가 모여 정지비행하며 암컷이 무리 속에 들어와 교미한다. 초당 250-500번의 날개짓에서 나오는 비행음은 종에 따라 파장이 다르므로 같은 종인지 감지한다.
교미 후 바로 흡혈에 나서는 암컷은 정충을 보관하는 주머니가 뱃속에 있어서 매번 알을 낳을 때마다 저장된 정충을 이용하므로 재 교미할 필요가 없다. 흡혈 후 난자가 충분히 자랄 때까지 2-3일간 휴식을 취한 암컷은 물을 찾아 산란한다.
암모기는 약 2-4주 정도 생존하며 보통 3-7회의 알을 낳는다. 한번 낳는 알의 수는 100-150개. 따라서 모기 어미는 평생 500-700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모기의 밀도는 기온뿐 아니라 강우량과도 관계가 있다.
모기발생이 감소한 경우를 보면, 비가 너무 많이 오거나 너무 적게 와도 모기발생이 억제된다. 비가 너무 많이 오면 모기의 교미, 흡혈, 산란 등의 활동이 어려워지고, 물 위 산란한 알이 유실된다. 반대로, 비가 너무 적게 오면 산란장소가 줄어드므로 모기의 입지가 나빠진다.


모기 성충은 대개 반경 4km까지 날아갈 수 있으나 대부분 1km 이내에서 활동하며 모기의 산란 장소 주위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  따라서 모기들이 많이 보이면 반드시 그 주위에 모기 발생 장소가 있다고 봐야 한다. 

가장 효율적인 모기 퇴치법은 유충 단계에서 방제하는 것이므로 이런 경우에는 집안부터 동네 주위의 물이 있는 장소는 모두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모기 유충의 서식장소는 한정되어 있으므로 서식장소만 확인된다면 손쉽게 수 백 마리에서 수 천 마리를 단 한번에 제거할 수 있으나, 성충으로 우화하면 1만 배 이상의 넓은 면적으로 확산된다.

 


모기 밀도를 효율적으로 줄이기 위해 : 유충을 대상으로 수질오염을 일으키지 않고 모기만 없애는생물종 천적과, 모기유충 구제용 살충제 사용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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